우리는 꿈을 꾸었지. 나쁜 꿈이었어. 사랑을 읽어내지 못한 점자들이 모여 단어를 이루고, 그 속에서 놀았지. 시간 속에서 사랑을 나누고 우리는 시간들을 나누어 먹었지. 잘라내지 못할 것들을 잘라내는. 우리는 거꾸로 누워 서로의 발을 움켜쥐고, 묻지 않는 안부에 대답하고, 대답하지 않는 안부들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지. 어느새 발은 저려오고.
물이 반쯤 담긴 컵을 쏟았지. 마침 공기는 건조해서, 우리는 습기를 나누어 먹었어. 입술을 달싹거리며 너에게로, 뱉지 못한 말들, 나쁜 말들, 나쁜지도 모르고 생겨나 혀가 떨어뜨린 불쌍한 것들. 전부 다,
우리는 숨을 참는 잠수부에 가까웠고, 침대에 이르러서야 무언가 낚을 수 있었지. 그것은, 우리가 헤엄치기 위해 버렸던 것들이었어.
깨어보니 볕이 들지 않는 아침이었고,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 서둘렀어. 서로의 등에 묻은 머리카락을 떼어주지도 않은 채 화장실로 향했고, 수도꼭지는 말라 있었어. 우리의 입 속 만큼이나. 울음이 터져 나오고,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배려해야 했어. 꿈으로 향하기 위해, 불쾌함을 견뎌내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