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내렸다. 바람 한 점 없는 저녁은 늘 휘휘하다. 좀만 눈을 감아보면 머릿 속에도 저녁이 내릴 것 같은데 일렬로 늘어진 빛의 바느질도 사라질 무렵 온 세상은 이미 어둠으로 덮어지고 나는 창백한 모니터 앞에 앉아 하루를 지우고 있다.